집안의 모든 구석을 한 번 둘러봅시다.
장롱이나 책장에는 언제 마지막으로 사용한 물건인지, 어떤 경로로 구매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물건들이 여기저기 보일 것입니다. 옷장에는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도 꽤 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살아가며 소비하고, 이러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는지 생각해보시겠어요?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없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스트'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미니멀리스트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이야기에는 공감할 점이 많아 감명깊게 보게 되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로 한동안 자주 이용하던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도 취소하고, 다양한 물건을 습관처럼 살던 것을 끊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게 되었고, 욕망과 필요성을 느끼는 물건들이 많아졌습니다.
내 기존의 소비 습관들은 관성처럼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갑작스럽게 이직을 결정하고 다른 주로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물건들을 다시 정리해야 하는 숙제가 다시 생겼습니다.
구입한 물건 중 몇몇은 아직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 후회 없이 구입한 물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공간을 차지하며 쓸모없이 보관되는 물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물건을 버리고 기부해도, 새로운 물건들은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며 결국 정리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이사할 때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 작은 원룸에서 살았을 때도 그랬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을 때도 그랬으며, 직장 근처로 이사를 갔을 때도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다짐들은 무뎌지고 살림살이가 더욱 번져갔습니다.
오하이오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물건들, 실리콘밸리로 이직을 결정하고 물건들이 도착했는데, 물건 정리에 거의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많은 포장지와 박스가 사용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양이 많아 나조차도 환경에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된 것 같아 죄책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필요하다고 느끼는 물건들이 생기고, 이것 저것 새로 사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욕망들은 내 웹 검색 기록을 학습한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더 자주 보이기도 하고 거부하기 어려워집니다. 어떤 면에서 이러한 유혹에 맞서 싸워온 내 자신이 이상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반복되는 역사를 끊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것들 위주로 물건을 정리하고, 효용이 적거나 없는 물건들을 과감히 버리거나 기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 물건을 구매할 때에는 실제로 지속적인 효용이 있을 때만 구입하려 합니다.
이번에도 미니멀리스트의 꿈이 현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해에는 예년과는 다른 과정들을 기록하고 추적해보며 나만의 공유를 통해 악순환을 끊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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