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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여행/일상다반사

너무나도 비싼 미국의 병원비 - 한국의 100배

by Data_to_Impact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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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 방문 후기 - 너무나도 비싸고 불편한 미국의 의료 서비스

 

미국의 의료 서비스는 비효율적이고 비싸기로 유명하다. 나도 그러한 악명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5년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에 가서 의사를 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가 괜찮은 회사보험이 생긴 뒤에서야 미국 병원을 방문하였는데, 얼마나 나오겠어 싶어서 다녀온 병원 방문의 청구비용이 170만 원이 넘게 나왔다.

 

충격적이었다. 병원비로 170만 원이 나오다니... 이 청구된 비용도 치료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진단을 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었다.

 

내가 가진 플랜이 HSA High deductible Plan이라서 정해진 Deductable 까지는 본인이 부담을 해야 하는 구조라서 얼마 정도는 내가 부담을 해야 될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간단한 진단에 이렇게 비용이 많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도 못했다.

 

병원에 전화를 해봐도 원래 단가가 그렇다면서 보험회사랑 이야기해봐라는 말만 반복을 하고, 보험회사에서는 deductible을 채우기 전까지는 환자가 부담을 하기로 약정을 한 것이라고 해서 조금이나마 협상을 해서 병원비를 덜 내보려는 나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보험회사입장에서는 High Deductable Plan을 가진 환자들은 병원에서 청구한 금액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병원과 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PPO/High Deductable 플랜 자체가 애당초에 계약을 본인 부담금을 환자가 먼저 채우기 전까지는 보험회사가 보조를 안 해주어도 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가 갔던 병원 방문들은 은 In-network 병원이었는데도 이렇게 비용이 많이 나왔다. 방문한 병원 네트워크는 베이지역의 Palo alto Foundation Sutter Heatlh 시스템이었다.

 

 

미국 의료의 단점 - 전문의 예약의 어려움 

 

몇 달 전부터 자고 일어났더니 목에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들어서 검사를 받고자 근처 병원에 ENT(이비인후과) 의사를 예약하려고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그랬더니 가장 빠른 예약이 한 달 반이나 후에야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반면에, 미국에서도 대도시에 속하는 베이지역이 이렇게 의사 만나기가 힘들었다. 

 

한달 반동안 병이 악화되거나 저절로 낫거나 할 것 같았지만 일단 우선 예약을 해두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심해져서 회사에 하루 병가를 내고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마음에 Urgent Care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Urgent Care 방문 - 정말로 아파서 급하게 약을 타는 경우가 아니라면 비추천 $368.06 -- 52만 4천 원 

 

Urgent Care에 방문해서 간호사를 만나서 증상을 설명하고 조금 있다가 의사가 들어왔다. 증세를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이상이 없는 것 같고 자세한 건 전문의를 Referral 해줄 테니 거기 가서 확인을 해보라고 한다. 다만 여기서 간단한 박테리아 감염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데 하려면 하고 가라고 해서 비용이 60불 정도라 그냥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결과가 Negative로 나와서 내 증상의 원인을 알아보는 것에는 별 소득이 없이 방문이 끝이 났다. 병원 시설에는 마치 학교 양호실 같은 느낌이었다. 검사장비라던가 전문적인 시설이 없었고, 정말 급한 케이스에 약을 처방하는 용도가 아니면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번 Urgent Care 방문에서 지난번에 예약했던 ENT 전문의 예약을 Referral 때문에 바로 그다음 주로 당길 수 있었는데 이 점이 유일한 이번 Urgent Care 방문의 유일한 소득이었다. 의사와 대화하는 시간은 15분 남짓이었고, 박테리아검사는 10초도 걸리지 않았지만 대기시간을 포함해서 30분 정도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이때 당시만 해도 나는 내가 오십만 원짜리 청구서를 받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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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 전문의 (ENT Doctor) 방문 - 목, 코 내시경... $835.07불 -- 118만 4천 원

 

ENT 의사를 드디어 그다음 주에 만났다.

 

내 증상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을 하였고 의사가 목, 코 내시경을 가지고 안쪽을 보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러고 내 증상의 원인이 근육을 너무 많이 써서 생기는 것이거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그 이유일 수 있다고 여러 가지 자가 치료요법을 알려주었다.

 

의사는 굉장히 친절했고, 서비스와 설명 자체는 굉장히 만족을 하였다... 비용 청구서를 받기 전까지는...

 

결과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여서 다행이지만, 수술도 아닌 30분 남짓하는 방문에 120만 원이 청구되었다.

증상에 대한 설명을 잘해주었고, 결과도 이상이 없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이 한번 방문이 정말 120만 원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스러웠다.

 

 

내가 한국이었다면..?

 

인터넷에 한국에서는 이런 목, 코내시경이 얼마인지 검색을 해보았는데, 아래 한국의 한 병원에서 본인이 피해자라고 호소하는 사람이 진료비가 1만 7천 원이 나와서 병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웃픈 글을 발견을 했다. 미국에서 내가 받은 청구서는 그것의 100배였다. 

 

http://www.cheomdanhosp.co.kr/bbs/board.php?bo_table=504010&wr_id=790 

 

고객상담실 | 첨단종합병원

첨단종합병원님의 댓글 첨단종합병원 작성일 19-04-26 11:03 첨단종합병원입니다. 저희 병원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병원 뿐만 아니라 어느 병원을 방문하더라도 처음 진료하는 경우 초진

www.cheomdanhosp.co.kr

 

170만원이 넘는 병원 청구서..

애초에 High deductible Plan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하기로 한 내가 잘못인 건지... 아니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잘못이 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1만 7천 원이었으면 되었던 일을 17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미국에서 지불을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병원에 연락해보았더니 저 가격도 보험회사에서 일부분 할인이 들어간 가격이라고 한다. 

 

못 사는 사람들은 아예 정부에서 Medicare라는 시스템으로 보조를 해준다지만 나같이 미국에서 어중간한 사람들은 이런 비싼 청구서를 고스란히 부담을 해야 하는데, 더 큰 병은 도대체 어떻게 청구를 하고 대처를 해야 할지 앞으로가 걱정이 된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비싼 병원 청구서를 보고 High deductible Plan을 가진 사람들은 병원을 한 두 번 가서 Deducatable Maximum을 다 못 채울 것이라면 급한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건강을 신경 쓰는 사람들이 그렇게 밖에서 뛰어다니는데, 이제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되었다. High deductible Plan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은 병원을 방문할 때 미리 본인이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가기를 추천한다. 

 

 

이번 방문으로 비싼 교훈을 얻었다. 여기서는 아프면 다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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