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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진학기/대학원 생활

미국 대학원 TA가 하는 일과 대학원생 생활이 힘든 이유

by Data_to_Impact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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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학생들의 시험지와 숙제들을 수작업으로 채점을 하는 것이 TA의 역할이다

미국 대학원 TA가 하는 일, 그리고 대학원 생활이 힘든 이유

 

 

 

미국 대학원 TA(Teaching Assistant)의 고충

 

다른 많은 공과대학교가 교수의 펀딩으로 RA(Research Assistant)를 제공하는 것 과 달리 통계학과(RA가 존재하는 Biostatistics 제외)의 미국의 석, 박사생들은 주로 TA(Teaching Assistant)를 통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보조받게 된다.

 

TA를 하는 것이 시간이 뺏겨서 싫고, 본인이 학업에 온전히 집중을 하고 싶다면 대학원에 지원할 때에 TA가 필요 없다는 항목에 체크를 하면 된다. 하지만 미국 대학교의 학비는 적어도 한 학기에 수 천만 원에 달하고, 덩달아 생활비도 적어도 200만 원 정도가 필요한 것을 생각해보면 부모님의 보조를 받아서 미국에 오지 않는 이상 학생 본인의 생계는 이런 T.A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본인 공부만 해도 정신없고 바쁜 곳이 대학원 생활인데, 거기에 TA까지 하게 된다면, 석-박사생들은 늘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게 된다. 

 

 

  • T.A가 하는 일 

그렇다면 T.A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Teaching Assistant 말그대로 수업을 보조하는 포지션인데, 수업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서 하는 포지션이라고 보면 된다. 통계학과에서 T.A는 주로 학생들의 숙제와 시험을 채점을 하는 Grader, 그리고 직접 수업에 들어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Lab세션을 보조하는 Instructor 등으로 그 업무를 나눌 수 있다.

 

Teaching Assistant는 Graduate Assistantship라고 불리우는 직책 중에 하나인데, Full-funded Student 같은 경우에는 20시간의 업무량이 주어지고, Grading을 하는 업무로는 시험, 숙제를 채점하거나, Introduction to Statistics 같은 대형 강의에서 수업조교로 학생들의 Lab session을 가르치기도 한다. Half-funded Student의 경우에는 20시간의 절반인 10시간의 업무를 할당받게 되며, 주로 Grader로 일을 하게 된다. 

 

학과에서 영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에게는 주로 Grader를 시키는 것 같고, 수업을 직접 이끌어야 하는 세션에서는 주로 Native 친구들이나 미국에서 학부를 이미 마친 학생들에게 Duty가 정해지는 것 같다. 내 경우에는 마이애미 대학교 통계학과에 처음 왔을때, Half-funded Graduate Assistantship을 받았었고, 학부생들의 기초통계학 강의의 Grading일을 하였고, 둘째 학기부터 수업을 직접 가르치는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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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의 월급과 혜택 

TA는 주로 1년 단위로 학교와 계약을 하는데, 내가 학생일때 Full-funded 학생의 기준으로 2만 불에 약간 못 미치는 연봉이었다. 월로 따지면 면 한국돈으로 20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인데, 학교 근처의 월세가 500-700불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살기에는 넉넉한 정도였다. 다른 도시에 있는 학교들도 사립을 제외하면 비슷하게 월급을 받는다고 하는데, 캘리포니아나 다른 대도시의 경우에는 이 정도 월급으로는 정말 월세만 커버할 가능성이 커서 학교를 선택할 때 본인의 경제사항과 각 지역의 생활비를 잘 따져서 결정을 해야 한다.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경제적으로까지 힘들게 돼버리면 정말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지속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여유자금(6개월 생활비 이상)을 챙겨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관련 글: [미국 취업] 진학/취업 그리고 조언에 관한 생각)

 

월급 이외에 조교로 일을 하게 되면, 학비를 감면받는 혜택이 있는데 Full-funded 학생의 경우에는 학비 전액을 Half-funded 학생의 경우에는 학비의 절반을 보조 받는다. 한 학기 학비가 2천만 원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이 정도만 해도 Full-funded 학생 한 명이 받는 혜택은 한화로 5~6천만 원 정도의 혜택을 받게 된다. Half-fuded 학생의 경우에도 조교일을 하게 된다면 등록금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나 타 주 학생들이 내야 하는 Out of State Surcharge를 면제받기 때문에 한국 대학원 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학비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고 생활비도 100만 원 정도 보조를 받게 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다. 이렇게 TA를 함으로서 얻는 경제적인 베네핏이 많기 때문에 TA 포지션을 포기하기란 쉽지가 않다. 

 

  • TA 의 고충

대학원에서의 하루하루는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대학원 수업은 한 학기에 여러 과목을 듣던 학부 때와는 달리 3개 정도의 과목을 듣게 된다. 학과에서도 3개 이상 듣는 것은 학과의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한 과목 과목마다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수업의 진도도 빠르게 나가고 한국의 대학교와는 다르게 엄청난 양의 숙제와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그 와중에 본인의 진로를 위해서 인턴 인터뷰나 박사 진학 관련 준비도 동시에 해야 되는데, 사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스케줄이다. 이렇게 힘들고 바쁜 와중에도 생업을 위해서 조교일을 해야 되는 것이 대학원생들의 고충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조교일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시간 부족

 

  앞서 말했듯이 시간이 정말 부족하고 20시간 정도 T.A 업무를 받게 되면 어떨때는 내 공부는 뒷전이 될 때도 있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게 되는 요일이 되면 사실 그날은 강의 준비를 하고 풀어 줄 문제들을 미리 풀어 보고 가야 하는 등 엄청난 시간이 소모되고, 쏟아지는 학부생들의 이메일과 오피스아워에서 물어보는 질문들을 대답해주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다 가 있었다. 이 친구들이 시험을 보는 시험기간에는 나도 시험 감독과 채점을 해야 하는데, 그때는 대학원생들도 시험기간이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학기 중에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서 밤을 새웠던 날들이 부지기수였다. 

 

 

2. 모국어가 아닌 상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담감

 

  처음으로 수업을 두개를 맡게 되었을 때는 그 부담감이 엄청났다. 몇 주가 지나서야 가르치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처음 강의를 할 때 빈 강의실에서 강의자료를 보면서 혼자서 주절주절 거리면서 연습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 외에도 채점을 할 때 주관식 문제가 있으면 이것들을 살펴보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 학생들 중에 악필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들을 일일이 읽어서 채점하는 것도 상당히 고욕스러웠다. 그래도 이러한 경험 덕분에 회사 인터뷰 같은 경우에는 따로 별 준비 없이 들어가도 무리 없이 소화해낼 만한 능력을 기르게 되었다.

 

처음 티칭 조교를 맡게 된 학기에는 저렇게 빈 강의실에서 혼자 강의 연습을 하기도 하였다.

 

3. 건강/멘탈관리의 어려움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학원 생활은 정말 건강과 멘탈 싸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자기 건강/멘털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가 끊기지 않아서 정말 힘든 나날들을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여유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자기 관리를 하기가 어렵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마땅히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정말 건강/멘탈 관리를 잘해야 한다. 몸이 아프거나 예민한 사람들은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다가 탈이 나는 경우를 자주 봤는데, 정말 평소에 건강과 체력을 기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매일 10시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배가 나오고 살이 찌게 된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학기 중에 정신없이 쫓기다 보면 시간을 내기 힘들 때가 많았다. 

 

그 외에도 대학원에 오는 사람들의 나이가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데 이때 다른 또래 사람들은 결혼을 한다던가 집을 구매하는 등 경제적 기반을 쌓는 시기인데, 분명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지인들 소식에 본인은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과 불안감을 받을 때도 있었다. 

 

 

 

 

마무리 

 

이상으로 내가 대학원 TA생활이 왜 힘들었는지 내 생각을 한번 정리를 해 보았다. 몇일전에도 대학원생들 만나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학생들도 그때의 나와 같은 고충을 가지고 있었다. 세상일이 전부 지나고 나서는 다 추억거리라고는 하지만 그 당시에는 대학원생활이 조교일만 없다면 할만 할것이라고 입에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날 정도로 여러가지로 고된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힘들고 고된 생활을 견뎌보니 남는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학원생때 하던 업무량에 비하면 회사일이 훨씬 쉽다고 느껴지는 부수 효과(?)가 덤으로 있었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능력을 기르면서 시간관리를 능동적으로 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얻는 보람도 있었고 영어로 발표하는 실력이 늘어서 인터뷰에 도움도 분명히 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분명히 존재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부생들의 숙제와 시험을 채점하고 있을 대학원생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대학원생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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