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취업] Statistical Programmer CRO에서 제약회사로의 이직 성공기
이직의 동기
운이 좋게도 첫 직장을 잡고 나서 곧바로 지원한 H1-B 추첨에 당첨이 되었고, 당첨 사실을 회사 측 로펌으로부터 4월 정도에 통보를 받았다. 이때가 입사한를지 일 년이 조금 덜 된 시점이었는데, 이직을 하기에는 아직은 조금 이른 시기였는지 로터리에 당첨되자마자 잡들을 알아보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거의 모든 리쿠르터가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아직 경력이 너무 짧다는 것이 이유였고, 최소 2년 정도의 경력이 쌓인 사람들을 원한다라는 것이었다. 동부의 한 제약회사에서 최종 인터뷰를 한번 보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인터뷰 경험도 별로 없었고 내가 업무적으로 무엇을 증명하기에는 경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들었기 때문에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것에 그렇게 마음을 쓰지 않았었다.
마침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영주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그 동안 승진도 하고 연봉도 조금 올랐기 때문에 업무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 이 회사에 조금 더 남아 있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점은 같이 일했던 팀원과 매니저가 정말 유능한 사람들이었고 배울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내 보스의 매니저였던 M라는 바이오스탯은 경력이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었지만 일에 대한 핵심을 빠르게 파악했었고, 업무가 많아서 주말에 일을 해야 할 경우에도 항상 팀원들과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 팀원들이 믿고 따르는 매니저였다.
그렇게 시간이 6개월정도 더 흘렀고, 내가 이직을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생겼는데, 첫 번째는 보상에 대한 문제였고 두 번째는 M이 퇴직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가족 문제로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은 했지만, 그간 퇴사를 하는 사람들을 봐오면서 이 말이 명목상으로 그냥 하는 말인 걸 잘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실 잡 마켓도 좋은데 업무강도가 높은 CRO에서 5년 이상 일한 것도 어찌 보면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보상문제야 프로젝트의 입찰방식으로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CRO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유능한 매니저의 이직은 회사생활에서 보다 그 더 큰 것을 의미했다. 내가 지난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쌓아 왔던 크레디트가 사라지고, 새로운 매니저에게 처음부터 다시 그 크레디트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이 내가 이직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고, 직장에 들어온 지 1년 6개월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구직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지원 및 인터뷰
빅파마를 포함한 여러 제약회사와 바이오텍에 입사지원을 했고, 지난번 지원과는 다르게 경력이 조금 쌓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는데, 이때 느낀 것이 첫 회사에서 2년 언저리의 경력을 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내 경우에는 2년이 되지 않아서 minimum requirement에서 충족되지 않아서 하이어링 매니저 call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HR 리쿠르터입장에서 컷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텍의 입사 지원 및 인터뷰 과정은 다음과 같다.
HR스크리닝 -> 하이어링 매니져 콜 -> 코딩테스트 및 파이널 인터뷰
우선 HR의 리쿠르터가 지원자의 레쥬메를 보고 회사가 요구하는 요구사항에 맞는 지원자가 회사에 지원을 하면 지원자와 통화를 해서 사실 유무를 체크하고 이 스크리닝이 통과한다면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이 candidate를 보낼지 말지 결정을 한다. 이때 보통 리쿠르터들은 요구하는 연봉이 얼마정도 되는지 묻는데 이때 절대 먼저 숫자를 말해서는 안된다. 그냥 마켓 프라이스정도 원한다 혹은 다른 오퍼와 비교를 해보고 결정해보려고 한다 정도로 말을 해야지 미국 구직 시장에서는 말 한마디에 몇만 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먼저 숫자를 밣혀서는 안된다.
이 스크리닝 과정이 끝나면 하이어링 매니저와 전화를 하게 되는데, 나는 인터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이 하이어링 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이 전화를 해오는 사람이 결국 내 미래의 보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화에서 내가 팀에서 같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최대한 어필을 해야 한다.
통계학 같은 Hard science를 공부한 사람들은 이런 Soft skill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이런 경우에 해당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 미리 연습을 통해서 그런 이미지를 안 주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이어링 매니저 콜의 난이도는 매니저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레쥬메에 적힌 경력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지만, 어려운 Technical 한 질문을 내어서 서로 시간낭비를 안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번 이직 프로세스를 통해서 두 경우를 모두 다 겪어보았기 때문에, 이직을 한다면 CDISC 데이터셋을 만드는데 자주 쓰는 로직 같은 경우에는 정리가 필요하다.
이 하이어링 매니저 콜이 끝나면 하루 날을 잡아서 Final Interview를 보게 되는데, 지원자가 타주에 있는 경우에는 회사에서 호텔과 비행기표 등을 제공해 주고 지원자들을 회사로 초대를 하는데, 덕분에 공짜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구실이 생기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인터뷰를 보았던 시점이 한참 COVID-19 때문에 모든 회사들이 WFH이 진행 중인 시기여서 이런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내가 이번 이직 과정에서 인터뷰를 보았던 제약회사/바이오텍은 아래와 같다. 이 중에 동부의 R회사는 헤드헌터 회사를 통해서 지원을 하였다.
1. 동부 코네티컷 B 제약회사 (파이널 인터뷰 탈락) - 9개월 차 경력에서 인터뷰
- 최종 인터뷰에서 AD, D레벨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보았고, CDISC ADaM에 대한 Technical 한 것들을 많이 물었다. 그 이외에 내가 직접 프로그래밍 Mapping spec을 쓴 적이 있는지 혹은 Lead Programmer가 된 적이 있는지 유무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2. 시애틀 S 바이오텍 (스크리닝 콜 탈락) - 1년 2개월 차에서 인터뷰
- 스크리닝 콜 이후에 내 레쥬메를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보냈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연락이 없어서 follow-up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매니저가 2년 이상 경력자를 원한다면서 다른 candidate를 뽑기로 했다고 연락이 와서 탈락했다.
3. 실리콘벨리 G 제약회사 (오퍼) - 1년 6개월 차에서 인터뷰
특이하게도 각기 다른 두 개의 팀에서 인터뷰를 보았고, 그 덕분에 하루 종일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10명의 사람들을 마라톤으로 30분씩 만나서 대화를 했고. 중간에 한 시간 정도 SAS 코딩인터뷰를 보았다. 코딩인터뷰는 어떤 상황을 주어주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Data Step을 써야 하는지 정도 묻는 것이었고, SQL을 사용해서 풀어도 되는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가 않았다.
4. 뉴욕/뉴저지 R 제약회사 (오퍼) - 1년 6개월 차에서 인터뷰
위 G회사와 같은 주에 인터뷰를 보았고, D level, AD level, Hiring Manager 모두 굉장히 Technical 한 질문들을 했다. Oncology 팀이었는데 RECIST Criteria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고, Efficacy End Point들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하라는 질문과 통계적 결과물의 해석 등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D 레벨은 그 자리에서 퀴즈를 내서 인터뷰를 보는 채팅룸에 즉석으로 코딩을 해보기를 원했고, 다행히 업무를 하면서 자주 마주쳤던 상황이라서 대충 로직을 설명하고 Psuedo code를 짰다. AD레벨은 CDISC에 대한 질문과 Oncology에 관한 깊이 있는 질문들을 했다. 하이어링 매니저는 하이어링 매니저콜에서 이미 테크니컬 한 질문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냥 회사에 대한 설명과 팀에 대한 설명을 주로 해 주었다.
오퍼 및 협상
목요일 금요일에 G와 R 회사를 다 인터뷰를 보았었고 바로 그다음 주 월요일에 두 회사 모두 다행히 오퍼가 나왔다. 각 리쿠르터들이 이제 구체적으로 숫자를 물어보았는데, 각 회사에게 다른 오퍼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나서 처음 스크리닝 콜에서 말했던 Range보다 높은 Base salary가 나왔다. 아직 2년이 되지 않은 경력에서 RSU나 Stock Option을 협상할 여지는 없었고, Relocation Package도 직급별로 표준이 있었기 때문에 Base salary를 조금 높인 것에 만족을 했다. 이때 내 의사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래와 같다.
1. 영주권 스폰 시기
2. 날씨 및 지리적 요인
3. 연봉 및 베네핏
연봉 및 베네핏은 두 오퍼 모두 CRO에서 받던 것에 비하면 베네핏과 훌륭했다. 근소하게 G가 더 높았지만, 실리콘벨리의 높은 물가를 고려한다면 사실 두 오퍼 모두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무엇보다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영주권을 스폰하는 시기였다. R의 경우 1년 정도 뒤에서야 영주권프로 스세가 진행이 된다고 하였고, G의 경우에는 3개월 뒤에 바로 지원을 해준다고 하여서 큰 고민 없이 G로 결정을 하였다.
마무리
벌써 SF Bay Area로 이사를 온 지 세 달째가 되어간다. 내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이직 과정을 이렇게 글로 남기려고 늘 생각을 했는데, 이사가 마무리되고 새 회사도 업무도 적응이 되어가는 지금이 되어서야 이렇게 시간이 나서 글을 남기게 되었다. 이 분야가 통계학 전공자들만 주로 선택하는 특수한 직종이라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분야에 대한 공개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미국 제약회사로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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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글 : [미국취업] 통계학 전공자가 임상시험에서 하는 일들- CRO 회사에서 통계학 전공자가 하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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