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 전공자가 임상시험에서 하는 일들- CRO 회사에서 통계학 전공자가 하는 일들
미국에서 통계학 석사학위를 마치고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하는 회사인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에 취업을 해서 일을 한지 1년 반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나는 배울 것이 많고, 업계를 잘 아는 전문가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임상시험과 신약개발을 하는 과정에 대해서 문외한인 사람 들에게 대략적 으로 설명을 해 줄수 있는 것 같아서 이 분야의 취직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통해서 정리를 한다. 이 글은 전적으로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 보다는 미국에서 통계학 전공자들이 CRO에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설명을 돕기 위해서 쓰여졌다.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에 대한 설명과 등장 배경
CRO란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의 약자로 제약회사나 바이오텍들(주로 Sponsor 라고 칭한다)에게 위탁을 받아 임상시험(Clincial trial)을 대신 해주는 회사들을 칭한다.
제조업 위주로 산업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CRO가 아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산업 분야이겠지만, 신약개발 산업이발달한 미국의 경우에는 수백개의 크고 작은 CRO회사가 있고, 그 규모도 매년 시장의 8% 정도 커질만큼 비중이 커지고 있다.
CRO가 등장하게된 나타난 주된 이유는 제약회사들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 임상시험을 자체를 외주를 주기 시작함으로서 발달을 하였는데, 제약회사로서는 임상시험 자체만을 위해서 많은 인력들을 유지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임상시험의 상당부분을 위탁을 주어서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자 하는것 CRO 탄생의 주된 배경이 되었다.
글로벌 CRO 회사들의 순위들
www.proclinical.com/blogs/2019-5/top-10-contract-research-organisations-cros-to-watch-in-2019
위 링크에 언급된 CRO들은 2019년 기준 매출을 기준으로 선정이 된 것이라고 하는데, IQVIA가 규모면으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CRO업계는 지금도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고, 인수-합병이 잦기 때문에 2위 이하의 회사들의 순위 변동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난다. 직장을 고르는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순위에 크게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임상시험의 과정들이 보통 표준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라도 첫 몇년을 경력을 쌓고 나면 제약회사를 포함해서 갈 곳이 정말 많고, 큰 회사라고 높은 연봉과 더 좋은 베네핏을 보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CRO에서 통계 전공자들의 직종들과 하는 일 - Statistical Programmer (Analyst)/ Biostatistician
임상시험을 하는 회사에서 통계학 전공자들이 왜 필요한 것이며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CRO에서 통계 전공자들은 주로 Statistical Programmer (혹은 Statistical Analyst)와 Biostatistican 직책을 가진다. Statistical Programmer의 경우 통계학, 생물 통계학의 석사 학위가 보통 필요하며 통계학 관련 학위 졸업자들이 많이 선택을 하는 진로이다. 주로 하는 일은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FDA가 요구하는 보고서에 들어가는 자료들(Table, Figure, Listing) 을 만들고 표준화 된 기준(CDISC, ADaM)에 맞게 임상시험 데이터를 관리를 하는 것이다. 경력이 쌓여서 Lead Programmer가 되면 Biostatistician과 같이 Statistical Analysis Plan(SAP)도 쓰고, 임상시험 전반에 관여를 해야할 경우가 많아서 프로그래밍 스킬이나 통계학 지식보다는 임상시험 과정 그 자체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Biostatician의 경우 박사학위가 선호되고, 석사학위로 시작을 한다면 2년정도 경력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고있다. 2년 정도만 차이가 난다고 해도 박사학위자들이 승진이 더 빠르고 인정도 받기 때문에 Biostatician으로 커리어를 지속해 나가려면 박사학위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임상시험 관련 Biostiatician이 되기 위해서 박사과정 5~6년을 투자할 필요가 있나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임상시험에서는 보통 널리알려진 정해진 통계학 방법을 쓰기 때문이고, 본인이 Clinical Trials Design 관련 연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박사과정동안 훈련 받은 본인의 Research Field와는 다른 일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iostatistician과 Statistical Programmer 두 직종의 특성은 꽤나 다르고, 개인의 적성을 많이 탄다. Biostatistician 의 경우 Study Protocol 을 쓰고 SAP를 책임지고 임상시험 전반을 관리하는 임상시험의 Manager에 가깝고, Statistical Programmer/Analyst는 실제로 임상시험 리포트에 들어가는 분석 보고 자료들 TFLs을 만들고 데이터를 만들고 제공하는 hands-on tasks들을 한다.
내가 옆에서 본 Biostatistician들은 보통 스폰서와의 미팅과 Protocol, SAP 작성 그리고 매니징으로 정말 빡빡한 스케쥴을 가지고 있었고, 임상시험 전반에 대해서 팀원들과 스폰서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Soft Skill이 굉장히 중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Statistical Programmer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Soft Skill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덜 중요해서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Statistical Programmer로 지내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두 직종 사이를 선택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학위레밸과 더불어 취향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박사를 하였다면 Biostiatician을 하는 편이 학위를 살릴 수 있어서 낫겠고, 석사레벨이라면 적성에 따라서 선택을 하면 될 것 같다.
두 직종의 연봉은 내가 일하고 있는 CRO에서는 Biostatistician들이 임상시험 매니저역할을 겸하기때문에 연봉을 더 받지만, 제약회사의 경우에는 Programming부서가 따로 있기 때문에 두 직종사이의 연봉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요즘에는 데이터사이언스, 빅데이터의 붐으로 통계학 관련 졸업자들의 IT회사쪽의 선호가 강해져서 제약이나 CRO쪽의 통계 관련 직업이 상대적으로 빛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수나 직업 안정성 면에서 외국인이 일하기 좋은 상당히 괜찮은 직장 혹은 직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CRO에 일하는 것의 장점
1. 근무 환경이 유연하다- 대부분의 CRO의 경우 재택근무를 한다.
2. 주로 물가가싼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물가대비 페이가 나쁘지 않다.
3. 통계학 석, 박사들이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이민자라는 이유로 커리어 성장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4. 프로젝트 베이스로 업무를 하기 때문에 본인 업무만 주어진 시간내에 잘 마무리 한다면, 유연하게 근무를 할 수 있다.
5. 초봉이 박하기는 하지만 2~3년 정도 경력이면 이직을 통해서 꽤 괜찮은 연봉을 받게 된다.
6. 비자 스폰서- 큰 회사들은 영주권, H1-b를 다 지원 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이민정책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어서 이점에 대해서도 미래에도 그러할지에 대해서는 100% 장담은 할 수가 없다.
CRO에 일하는 것의 단점
1. 베네핏이 제약회사 보다 못하다.
2. 회사에서도 몇년 뒤면 스폰서 회사로 옮길 것을 알기 때문에 초보자의 대우가 박하다.
3. 운이 나쁘게 까탈스러운 스폰서를 만나면, 일일히 요구사항을 반영을 해야하는데, 가끔 급할때는 주말에도 일을 해야할 정도로 바쁘다.
[관련글] - [잡썰] CRO 업계의 잦은 이직 문화와 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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