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썰] 본인의 경험을 좋은 스토리로 풀어 낼 수 있는 능력
요즘 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사람들은 남들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흔히 스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조금이나마 취업에 도움이 될까 '자격증' 을 따기위해서 끊임없이 학원을 다니고 '어학점수', '학점' 등의 스팩을 쌓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 하지만 이런 스펙 군비경쟁에서 남들과 나의 차이점을 두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들 나와 비슷한 레쥬메, 자격증, 학점등을 가지고 구직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인턴 경험도 없는 사람이 서류 전형/레쥬메 필터링이라는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정량적인 지표가 중요한 팩터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여러명의 후보중에 오퍼를 받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고나니 면접에서 오퍼를 받아내는 것은 그 이외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이외의 알파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의 경험과 쌓아왔던 이력을 남에게 좋은 스토리로 풀어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스펙이라는 것은 경력이 1년만 넘게 쌓여도 사실 다른 구직자들과 무차별한 정보가 된다. 하지만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언어로 본인이 걸어왔던 경험들을 청자로 하여금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설득을 위한 좋은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한 단계
1. 청자가 누구인지 파악한다.
설득을 위한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지금 구직 면접을 본다면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이 초대될지 미리 정보를 조금이나마 유추 할 수 있다. 예를들어서 내가 미국 회사에서 인터뷰를 보았을때는 HR에서 어떤 사람들이 인터뷰에 참가 할 것인지 알 수 있는데, 미리 링크드인으로 검색을 해서 이 사람의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인터뷰에 들어갔었는데 이것이 심리적으로 상당한 안정감을 주었다. 청자의 배경을 미리 파악하고 나서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무슨 말을 해야지 이 사람의 호감을 살 수 있는지 최소한의 고민을 머릿속으로 미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설득을 위한 대화의 단단한 기초가 될 수 있다.
2. 대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청자가 누구인지 파악을 했다면, 대화의 방향성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정해야 하는데 구직자라면 대화의 목적은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의사결정자로 하여금 인간적인 호감을 사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임을 어필)
2) 내 경험과 이력이 지금 지원한 직무와 적합하다는 것을 설득하기
내 주위를 살펴보았을때, 1)을 단기간의 노력으로 고치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들지만 2)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개선이 되는 것 같다. 1)의 경우에는 그 사람이 평생 쌓아온 업보와도 같아서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을 평소에 지적을 받았다면 이것들을 하지 않는 선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 과 달리 2)의 경우에는 연습과 개선으로 충분히 설득력 있는 대화를 누구나 할 수 있다.
우선 HR스크리닝을 통과하고 인터뷰 까지 갔다는 것은 본인이 충분히 설득을 할 수 있는 포텐셜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시간 남짓한 짧은 인터뷰에서 '나'라는 사람이 그 회사에서 찾고 있는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연결성이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여기서 많은 구직을 하는 사람들이 착각을 한다. 스토리를 준비하라는 것은 감동을 주는 극적인 이야기를 준비해서 인사 담당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하는게 아니라 내가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경험/경력을 바탕으로 내가 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사람이라는 것을 세일즈 하는 것이 목적이다.
3. 해왔던 것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거기에 대해서 내가 느꼈던 점, 개선해야될 점 들을 정리한다.
윗 단락에서 언급듯이, 설득의 대상과 목적을 분명히 했다면 이제 구체적인 나의 Selling Point/강점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는 스펙이나 자격증같은 정량적인 지표보다 내가 어떤 업무를 했었는지, 그것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기여를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단순히 내가 ~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한줄 두루뭉술하게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결과를 냈는지를 명확히 언급해서 의사결정자로 하여금 결정에 근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언컨데, 이런 대화를 즉흥적으로 틀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꾸준히 회사나 학교에서 배웟던 것을 위 틀에 맞추어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레쥬메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서 내가 무엇에 어떻게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이 습관이 된다면 더 이상 갑작스러운 인터뷰가 두렵지 않을 것이고, 인터뷰 전에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대비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위 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도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후보자라고 생각을 한다.
결론
벌써 미국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마치고 한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1년 정도가 되었다. 회사에서는 이런 방향성을 점검 하는 것이 Performance Review인데, 이걸 준비하며서 어떻게 하면 좋은 근거로 설득을 하는 대화를 이끌어 나 갈 수 있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매일 매일 닥친 일에 급급하다 보면 방향성을 잃기가 쉬운데, 글을 남기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 만으로도 방향성을 찾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로 내 발자취를 정돈된 글로 정리를 해서 설득을 위한 대화의 재료로 사용되었음에 하는 작은 바람에 시작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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